손때묻은물건1 오래 쓴 물건 정든 이야기 새것이 쏟아지는 시대라지만, 손때 묻은 물건만큼 편안한 건 없더라고요. 남들은 낡았다고 버리라 할지 몰라도, 사실 그게 내 몸의 일부처럼 굳어버린 사람에게는 대체 불가능한 영역이잖아요. 십 년을 버틴 가죽 가방의 매력가죽이 길들여진다는 건 이런 느낌처음 산 가죽 가방을 샀을 때 기억이 나요. 뻣뻣하고 광택이 너무 돌아서 오히려 손이 안 갔거든요. 근데 비 오는 날 물방울도 맞아보고, 짐을 가득 채워 어깨에 메고 골목길을 쏘다니기도 했죠. 그러다 보니 가죽 표면에 잔상처가 생기고 색도 짙어졌는데, 이제는 그게 흉터가 아니라 무늬처럼 보여요. 매장에 가서 새 모델을 봐도 예전만큼 설레지가 않더라고요. 이미 제 걸음걸이와 물건 챙기는 습관에 맞춰진 이 가방보다 편한 건 없으니까요. 남들이 낡았다고 할 때 고민.. 2026. 8. 23. 이전 1 다음